[Jellyple] 우리의 욕구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인터뷰를 준비하고 만들면서 우리의 생각은 변했습니다. 기획을 마무리지으며 느낀점을 담았습니다.

김용식 · 1076일전

인터뷰를 준비하고 만들면서 우리의 생각은 변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생각도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까요?

나의 욕구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요?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해 물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답하던 친구들도 막상 경험이 아닌 감정과 욕구에 대해 물으니 주춤했습니다. 데이트에 대해서는 생각해봤어도 스킨십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성관계를 갖고 싶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반대로 물었습니다. 과연 나는 내 감정과 욕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저도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자로서 나의 성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그 느낌과 감정을 숨기라고 배웠으니까요. 하지만 이 기획을 통해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그 감정을 말하지 않으면 나조차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언어를 찾아가고 표현해보는 것이 성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이 먼저 배워야 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순결하다'는 말은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요?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 ‘걸레'라는 말,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말이 생각보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여성 청소년이 여성 청소년에게 말이죠.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우리는 왜 서로에게 걸레라는 말을 쓸까요? ‘아무 남자하고나 자고 다니는 애'라는 속된 표현을 굳이 친구에게 상처 주면서 하는 이유가 뭘까요? 결국 나와 그 아이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그렇게 너와 나를 나누는 기준은 누가 세운 걸까요? 저는 이 질문이 기획 과정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더럽다'는 프레임의 이유를 찾는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무의식 중에 퍼져 있는 ‘학생답다, 순결하다, 여성스럽다'는 틀. 그 틀에 저항하는 청소년들이 앞으로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