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Nin] 아이고, 등록금 내려다 청춘 다 가네

01. 내 대학 등록금, 벌어서 내려면 얼마나 걸릴까?

이미진 · 1106일전


“휴학하고 돈을 벌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이 저한테 ‘아니, 네 나이에 여행을 가거나 대외활동을 해야지, 무슨 알바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생계형 알바를 하는 입장인데… 저한테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들은 너무 당연한 듯 이야기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어요.”

닌닌 시리즈는 인터뷰이의 바로 이 한마디로부터 출발한 기획입니다.

한 청년은 너무나 쉽게 비행기표를 끊고, 등록금을 납부하고, 펜션으로 데이트를 가지만
또다른 한 청년은 3달 간의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4달, 5달을 일해야 하는 현실.

NinNin은 이런 현실을 눈에 보이는 수치로 환산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부터 탄생했습니다.


아이고, 등록금 내려다 내 청춘 다 가네

2016년 2월, 고려대학교가 성적장학금을 폐지했습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생활이 어려워 학업에 집중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고 그 취지를 밝혔는데요.

이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었지만,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학생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2015년 ‘알바몬’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평균 531시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똑같은 531시간을
누군가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버는 데 쓰고, 누군가는 공부와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데 썼다면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그들이 평등한 교육권을 누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



경제적 형편이 교육에 대한 기회나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은 최근 독일의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독일은 2014년 9월, 전국의 모든 대학교 등록금을 폐지했습니다.

결정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독일은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다. 기댈 곳은 인력자원밖에 없다. 따라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독일 외무부 베스터벨레 장관
(천연자원이 풍부하지 않고, 기댈 곳은 인적 자원밖에 없다는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요?)

“교육을 돈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
-독일 교육 전문가, 안드레아스 켈러



독일의 이러한 행보는 형편이 좋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한 학기, 많게는 1년씩 휴학을 하는 우리 사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대출 등의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새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있습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용돈과 별개로 한 학기에 4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매번 충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르바이트에 소모되는 에너지 때문에 학업이나 일상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학교를 9시에 등교하는데 3,4시에 끝나면 자전거로 30분 걸리니 기숙사에 잘 때도 있었고, 많이 자면 4시간 정도였죠. 그렇게 월화수목금토 계속. 주로 점심시간에 계속 자고, 엄청 힘들었어요. 생활이 잘 안되죠. 일은 한 달 동안 했는데, 너무 피곤했어요. 수업시간에 계속 자기도 했고. (박진우,가명)

“악바리 처럼 모았어요. 친구도 안 만나고 술도 안마시고 생활비가 거의 핸드폰 요금 밖에 안나갔죠. 그리고 은행 가서 울었어요, 등록금 납부할 때. 한번에 400만원이 훅 나가니까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지금도 생각하기 싫어요. 1년치 결과물의 절반 가까이가 정말 한 순간에 훅 사라지니까…” (양소연,가명)


N포세대, 헬조선, 인구론, 문송합니다, 이케아족 과 같은 말들이 유행하는 오늘날, 청년들의 설 곳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육탐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고민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청년 노동력이 제값을 찾고, 청년 몸값이 제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치 있는 '제 몫'을 할 수 있게 되는 그 날까지.

'청년! 제값받고 육값하자!'라는 외침 아래 육탐 프로젝트는 계속됩니다.